이어서 후기를 올립니다.
<1조 방재성>
일본은 처음이었다. 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나라, 일본을 자원 봉사로 가게 될 줄은 추가합격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 그냥 여행이 아닌 해외 봉사를 가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는 판단 아래 지원을 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홍보 영상을 보긴 했지만 영상의 이면에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더 많아 기록 영상을 더 자세히 봤어야 한다는 걸 다녀와서 알았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덜 춥고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다는 관계자 분들의 말에 다행이다 싶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설상을 깎고 다듬는 법, 스노우 볼 만드는 법, 촛불 켜는 법, 눈으로 부엉이 만드는 법 등 오타루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들을 배운 뜻 깊은 시간들이었다.
하루하루 눈 속에서 생활하는 고된 시간들이었지만 윈켈 숙소에서의 달콤함도 있었고 단체 생활의 어려움도 있었다. 10명의 남녀가 함께 생활하다 보니 불편한 점은 어쩔 수 없이 발생했는데 특히 숙소에 화장실, 세면장이 두 개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그리고 남녀의 특성이 너무 달라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이번에 몸소 느꼈다. 역시 같은 장소에서 몸을 부대끼며 남녀가 숙식을 오랫동안 함께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일본인, 중국인 자원봉사자들과의 교류는 참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일본어나 중국어를 잘 못하지만 짧은 영어로 그리고 더 짧은 일본어로 하는 그들과의 시간들은 한국에만 있으면 가지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특히 해단식이 끝날 무렵 일본인 자원봉사자 유이 오카다가 보여준 ‘기다릴게, 다음에 또 오라’ 는 말은 내내 맘속에 맴돌았다. 힘들었지만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원동력이 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사실 오타루에서의 생활은 한마디로 빡셌다. 주위에서 물어보면 정말 자원봉사하고 왔다고 지금도 한다. 자유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 잠깐의 삿포로, 오타루 여행이 전부 였던 여행이었는데 그래도 오지 않았다면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힘들었던 그리고 또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영상에 담아 남기려 했지만 조원들과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스스로 날려 버린 건 정말 뼈아프다.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날려 버린 추억들이 소중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 매사에 후회할 짓을 하지 말아야 하지만 역시나 쉽지가 않다.
이번에 진심으로 느낀 건 자원 봉사에 대한 진정성이다. 행사 기간 동안 함께 했던 민석이 형과 일본인 일반 자원 봉사자들을 보면서 정말 자원 봉사는 저렇게 하는 것이라는 걸 진심으로 느꼈다. 평소에도 국내 자원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자원 봉사는 진정성을 갖고 해야 된다는 걸 이번에 다른 많은 분들을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됐다. 아마도 오타루에서 배운 가장 값진 보물이 아닐까 헤아려 본다.
일본을 또 오타루를 언제 가게될 지는 모르지만 값진 경험을 하게 해준 오타루를 나는 사랑한다. 지금도 눈으로 부엉이는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익산에 눈이 많이 안와서 문제이긴 한데 눈이 오면 스노우 캔들과 함께 만들어 볼 작정이다. 오타루를 떠올려보며.. 그리고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 다시 오타루에서 만날 수 있을까? 음.. 아마도.. 하지만 미래는 알 수가 없다.
<5조 송지현>
사람의 손과 마음으로 만드는 오타루눈빛거리축제.
차가운 눈으로 그토록 따뜻한 풍경을 만들 수 있다니 놀랍다.
아마도 매 해 오코보가 함께 하기 때문이겠지? ♡
나 또한 OKOVO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하고 감사한 2월이었다.
오코보로서의 추억을 안고 살아보니 해가 지날수록
그 기억은 희미해질지언정 그 영향력은 변함 없다는 것을 느낀다.
오코보를 향한 오타루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일본/중국 단원들과 함께한 시간,
미노야상과 안자이상을 비롯한 본부 식구들과의 교류, 윈켈에서의 합숙생활,
아름다운 축제의 풍경, 하다못해 양동이로 스노우캔들을 만들던 기억까지.
희생과 배려, 수고스러움, 즐거움, 고마움, 아쉬움, 미안함까지도
부디 오코보의 기억이 모두의 인생 속에 잘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5조 이담비>
"괜히 지원했다."
추가 합격 연락을 받고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낯선이와 만난다는 두려움, 그들과 함께 지내야하는 20일의 시간이 초조하고 불안했습니다.
몸이 고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구, 힘든 만큼 즐거웠다는 건 정.말.로 진짜입니당 헤헤
10명의 가족을 얻었고 40명의 다양한 친구를 얻을 수 있었던 오코보 활동은
한겨울밤의 꿈처럼 환상같고, 두고두고 꺼내볼 인생의 동화책이 되었습니다.
떠나던 비행기에서 평생 볼 눈은 다봤다고 호언장담하고 돌아왔는데, 봄날 벚꽃을 보니 오타루의 눈꽃이 그립습니다.
눈을 밟던 소리와 동화속 같던 오타루의 잔향과 부딪히던 술잔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로 괜히 지원한거 같습니다. 일상에 지칠때 마다 습관처럼 오타루와 오코보 식구들을 떠올리게 되니까요.
(더불어 5조를 만난건 2016년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3조 김소연>
친구의 추천으로 지원을 했고, 합격하게 되어 다녀온 오타루 눈빛거리 축제 봉사! 처음 가는 일본이라 기대도 많이 했고 만나는 OB들마다 다녀와봐야 안다는 말을 많이들 해서 기대를 정말 많이 하고 갔는데, 기대 그 이상으로 즐거운 생활을 하고 왔다. 새로운 사람들과 지낸다는거에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조원들을 잘 만나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오타루에 도착하고 셋째날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됬는데 우리조는 2월의 할로윈이란 이름의 설상을 만들었다. 눈덩이들을 깎고 다듬어서 설상을 만들었는데 처음 작업을 하는 거였지만 3번째 오는 우리조 OB 오빠의 노하우 덕분에 잘 만들 수 있었다.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고 토치메이트와 함께 설상과 스노우 캔들에 초로 불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나면 간접적으로 불빛이 비춰지는게 너무 아름다워 나중에 꼭 다시 또 오고 싶단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봉사한 장소는 다섯군데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길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아름다웠던 운하가 젤 좋았다. 아사리가와는 꿀사리가와란 얘기가 있어서 기대를 하고 갔는데 두번 갈 때 마다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꿀사리가와인지는 잘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모든 회장들이 다들 각자 개성이 있어서 거기에 맞게 작업을 하고 모양을 만드는게 재밌었다. 19일간 오타루에서의 생활은 꿈을 꾼 것 같이 행복했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평생 남을 것 같다.
<5조 박지혜>
유학 시절에 일본 여기저기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그 중에서도 손에 꼽았던 곳이 초여름의 오타루였다. 비가 오는 바람에 우산을 쓰고 다닌 불편한 여행이었지만, 운하, 오르골당, 그냥 길거리마저도 운치 있던 오타루. 후배가 OKOVO로 다녀온 사진을 본 뒤로는 꼭 겨울 오타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계속 부러워만 하다가 드디어 여유가 생겨서 지원은 했는데, 이게 또 뭐라고 떨어질까봐 얼마나 떨었는지... 부족했지만, 다행히도 14기 일특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사실 신청할 때부터 오타루에서의 OKOVO활동 자체는 재밌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타루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과 약간은 서먹한 느낌이 컸다. 하지만 18박 19일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함께 고생하고 위로하고 웃고 떠들며 밥 먹은 정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어색했던 행사들이, 활동 후에도 많이 있다는 게 이제는 고맙게 느껴진다.
짧은 후기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설상 제작과 보수, 윈켈 생활, 초등학교 교류회, 자유여행까지 모두모두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다.
오타루에 있을 때는 저질체력으로 하루하루 맡은 일을 해내느라 정신이 없어서, 가기 전에 마음먹은 것도 다 못했고, 특히 일특으로서 조원들에게 더 많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미안한 기억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른 조 사람들과 더 많이 못 놀았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도 볼 기회가 많으니까요 :D
좋은 여러분을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