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지만 나는 예비 번호를 받게 되었고 당연히 추가 합격은 없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 추가 합격이 되었고 나는 바로 활동비를 입금하여 하루하루 설레며 오타루를 가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실 가기 전까지 지역 별 멘토링과 OT가 있었음에도 살짝쿵.. 아니 많이..? 어색했음..
마침내 출국날이 되어 김포공항에 갔는데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신치토세 공항에 딱 내렸을 때는 내가 태어나서 본 눈은 눈이 아니구나 라고 느껴질 정도로 정말 "설국" 그 자체였다.
삿포로에서 눈을 보고 나서야 현실과 멀어졌음을 깨달았고 설렘과 동시에 걱정도 되었다. 사실 나는 체력이 약한 편이라 사람들한테 민폐 일까봐, 또 길치라 길을 못 찾다가 시간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 어떡하나.. 라는 여러 걱정이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1조 가족들과 동화 같던 타루네에 도착한 순간 걱정은 나중 일이고 지금을 즐기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동화 같은 숙소 이었던 건 맞지만 그 과정이 아주 힘들었음을..)
그렇게 첫날이 지나가고 오타루 시내를 구경하고 마침내 설상을 제작하던 첫 날 생각보다 열악한 상황과 장소에 당황했지만.. "빨리빨리의 민족" 답게 모두 준비라도 한 듯이 삽을 들고 작업을 시작했고 3일 만에 만들었다 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설상을 제작 하게 되었다.
그런 설상을 만들 수 있기 까지는 단원 한 명 한 명이 정말 농땡이 안 피우고 정성을 쏟아 부었고, 또 작업 할 때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임했기에 이뤄 낼 수 있는 성과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작업을 마치고 타루네에 돌아와서는 다같이 거실에 모여서 밥과 술을 먹었다.
다들 일을 대충 했던 것도 아니고 그 누구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새벽까지 술도 먹고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그런 미친 체력이 나왔나 싶다.(우린 이것을 오타루 매직 이라고 불렀는데 진짜인 거 같다.)
이렇게 부대 끼며 살다 보니 출국 전까지 어색 했던 게 무색하게도 하루 이틀 만에 금새 가족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선물 받는 기분이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그 중에서도 사케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항상 누군가가 매일 집 앞에 사케를 놔주셨다.
덕분에 작업하고 돌아오면 하루하루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
사케히메라고 불러주시던 언니오빠들 감사합니다.><
오타루에서 지내면서 내가 맞았음을 깨달았을 때도 있고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을 때도 있는데 1조, 2조, 대만, 일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과 17일간 지내 본 결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 넌 그 활동을 통해 뭘 얻었냐고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이라고 답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고 이 인연을 쭈욱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23년간 살아오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살지는 말자 라고, 또 항상 좋은 사람 일 수는 없어도 나에 대한 기억을 나쁘게 심어주지는 말자 라고 다짐해왔는데 스스로 나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지만 틀린 생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 스스로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로 오코보 사람들은 이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며 잘 해내가는 사람들이었고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또 내가 이 사람들과 지내면서 내가 과연 이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오코보 사람들 한 명 한 명은 배우고 싶을 정도로 장점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아직 까지도 이 사람들의 장점을 잊지 않으려고, 또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오코보19기 사람들 제가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그대들을 존경해요^&^ 그리고 다들 사랑해요(하트)
마지막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예비 오코보 분들께..
저는 오타루에 가기 전까지 활동 후기를 보고 또 본 사람으로서 이 활동을 하고 나면 또 다른 가족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틀리지 않았고 23살에 너무 소중한 가족들을 얻게 되었네요.
춥지 않고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한 번 활동하고 나면 춥고 힘든 것 보다 너무나 즐겁고 소중한 활동이었음을 알 수 있을거에요! 다들 많은 지원 부탁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