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6-29 19:58
[19기] OKOVO 활동 후기 6
 글쓴이 : 19우정연
조회 : 228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람과 사랑, 여행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는 성인이 되고 나면 여러 해외를 다니고 싶었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바램을 비웃기라도 하듯 코로나 19가 나의 바램을 2년 간 이루지 못하게 하였고 코로나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되어 국외를 나갈 수 있을 때 즈음 "이번 겨울에는 어딜 가볼까" 라고 생각하던 참에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오타루 눈빛거리축제 자원활동단 이라는 해외 봉사가 눈에 띄었다. 
당시 내가 원하는 조건은 많은 사람들, 2주 이상 체류 할 수 있을 것(이별에 미련을 많이 남기는 편이고 여행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에 짧게 체류하고 싶지 않았다), 교육 목적의 봉사가 아닐 것 이었는데 마침 내가 너무나도 원했던 활동이었다. 
그렇게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지만 나는 예비 번호를 받게 되었고 당연히 추가 합격은 없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 추가 합격이 되었고 나는 바로 활동비를 입금하여 하루하루 설레며 오타루를 가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실 가기 전까지 지역 별 멘토링과 OT가 있었음에도 살짝쿵.. 아니 많이..? 어색했음.. 
 
마침내 출국날이 되어 김포공항에 갔는데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신치토세 공항에 딱 내렸을 때는 내가 태어나서 본 눈은 눈이 아니구나 라고 느껴질 정도로 정말 "설국" 그 자체였다. 
삿포로에서 눈을 보고 나서야 현실과 멀어졌음을 깨달았고 설렘과 동시에 걱정도 되었다. 사실 나는 체력이 약한 편이라 사람들한테 민폐 일까봐, 또 길치라 길을 못 찾다가 시간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 어떡하나.. 라는 여러 걱정이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1조 가족들과 동화 같던 타루네에 도착한 순간 걱정은 나중 일이고 지금을 즐기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동화 같은 숙소 이었던 건 맞지만 그 과정이 아주 힘들었음을..) 
그렇게 첫날이 지나가고 오타루 시내를 구경하고 마침내 설상을 제작하던 첫 날 생각보다 열악한 상황과 장소에 당황했지만.. "빨리빨리의 민족" 답게 모두 준비라도 한 듯이 삽을 들고 작업을 시작했고 3일 만에 만들었다 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설상을 제작 하게 되었다. 
그런 설상을 만들 수 있기 까지는 단원 한 명 한 명이 정말 농땡이 안 피우고 정성을 쏟아 부었고, 또 작업 할 때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임했기에 이뤄 낼 수 있는 성과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작업을 마치고 타루네에 돌아와서는 다같이 거실에 모여서 밥과 술을 먹었다. 
다들 일을 대충 했던 것도 아니고 그 누구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새벽까지 술도 먹고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그런 미친 체력이 나왔나 싶다.(우린 이것을 오타루 매직 이라고 불렀는데 진짜인 거 같다.) 
이렇게 부대 끼며 살다 보니 출국 전까지 어색 했던 게 무색하게도 하루 이틀 만에 금새 가족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선물 받는 기분이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그 중에서도 사케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항상 누군가가 매일 집 앞에 사케를 놔주셨다. 
덕분에 작업하고 돌아오면 하루하루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 
사케히메라고 불러주시던 언니오빠들 감사합니다.><

오타루에서 지내면서 내가 맞았음을 깨달았을 때도 있고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을 때도 있는데 1조, 2조, 대만, 일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과 17일간 지내 본 결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 넌 그 활동을 통해 뭘 얻었냐고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이라고 답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고 이 인연을 쭈욱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23년간 살아오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살지는 말자 라고, 또 항상 좋은 사람 일 수는 없어도 나에 대한 기억을 나쁘게 심어주지는 말자 라고 다짐해왔는데 스스로 나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지만 틀린 생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 스스로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로 오코보 사람들은 이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며 잘 해내가는 사람들이었고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또 내가 이 사람들과 지내면서 내가 과연 이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오코보 사람들 한 명 한 명은 배우고 싶을 정도로 장점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아직 까지도 이 사람들의 장점을 잊지 않으려고, 또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오코보19기 사람들 제가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그대들을 존경해요^&^ 그리고 다들 사랑해요(하트)

마지막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예비 오코보 분들께..
저는 오타루에 가기 전까지 활동 후기를 보고 또 본 사람으로서 이 활동을 하고 나면 또 다른 가족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틀리지 않았고 23살에 너무 소중한 가족들을 얻게 되었네요. 
춥지 않고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한 번 활동하고 나면 춥고 힘든 것 보다 너무나 즐겁고 소중한 활동이었음을 알 수 있을거에요! 다들 많은 지원 부탁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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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김미림 23-06-29 22:03
답변  
사케히메의 진심을 느끼고 갑니다
15박건우 23-06-30 15:16
답변  
혈중알코올농도 '오코보' 그 자체였던 정연 기화되지 않도록 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