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오타루는 무언가 달랐다.일본을 처음 갔던 것도, 눈을 처음 본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단체 생활을 처음 했던 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계절은 없지만 추운 것이 더운 것보다 더 싫었기에 겨울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러나 오타루의 설국은 정말 달랐다. 내 키를 넘어 높게 쌓인 눈들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
우리들이 축제 기간 내내 불을 붙였던 양초 탓인지, 추운 눈바람을 뚫고 가면 웃음으로 반겨주시던 마마 당신의 미소 탓인지, 잠깐 쉬는 시간 난로 앞에 모여 함께 했던 봉사자들의
따스했던 마음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에는 초콜릿이 필요한 두 가지 순간이 있다. 행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메이지 초콜릿 잡지 광고의 한 카피이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났던 이 봉사는 내게 초콜릿 같은 순간이 되었고, 내겐 과분한 초콜릿 같은 사람들이 생겼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아마 갸우뚱 할 수도 있다. 비 경험자에게는 굉장히 불친절한 글일 것이다.
처음 글을 읽고 의아했던 당신이 2월의 오타루를 경험하고 다시 읽었을 때는 피식하고 웃음을 지어냈으면 좋겠다.
당신도 누군가의 초콜릿이 되기를, 수많은 초콜릿들을 만나기를 바란다.
내년 2월의 오타루도 다르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