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전 공항에서 단복을 입고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어색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낯선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어주던 단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도쿄를 경유해 오느라 길고 답답했던 비행기 탓인지,
날씨가 너무 추울까봐 껴 입은 겉옷 탓인지
처음 설국을 마주 했을 때
온몸이 붕 떠오르며 시원하게 날아오를 것 같던
그 하얀 설레임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딛는 걸음마다 예쁘게 쌓여 있는 눈들
단원들과 함께 오타루의 문물들을 만끽하며 보내는 날들은
꿈보다 더 꿈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활동이 쉽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궂은 날씨와 고된 작업
누군가에게는 처음이고 열악할 수 있는 공동 생활
그리고 오늘에서야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런 저런 사건들
축제 준비의 이면에는 크고 작은 생채기들이 혼재했습니다.
가장 가까이 혹은 멀리서 축제를 지켜보며 알게 된 점은
축제에서 가장 돋보이는건
설상도 스노우캔들도 아닌
봉사단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밤새 망가진 설상을 보수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운하에서
꺼져가는 스노우캔들에
불을 붙이는 그 모습들이
설상과 스노우캔들보다
훨씬 아름답고 눈부셨습니다.
춥지만 포근했고
짧지만 빽빽한
이 소중한 추억들을
영상과 사진
글과 이야기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모두 오랫동안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코보 20기 영특 올림